『사명을 찾아서』는 출판노동자로 자신을 소개하는 유리관의 두 번째 책이다. 유리관은 출판노동자라는 점에서, 그리고 두 번째 책을 쓴 작가라는 점에서 정확히 나와 같다. 그리고 이 추천사는 내가 그를 위해 쓰는 두 번째 추천사다. (하지만 나는 그를 개인적으로 만나본 적은 없다. 그러니 그가 쓴 글의 진실성이나 심지어 그의 실존 여부에 대해 뭐라 할 말이 없다. 물론 책을 추천하는 데 그리 중요한 사실은 아니다….)
나는 유리관이 “일하는 사람들의 책”을 쓰는 사람, 건조하게 말해 노동문학을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단, 그가 쓰는 노동문학의 장르는 통상적 의미의 리얼리즘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언제나 노동 환경의 초현실성을 증언하려 한다.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듯이 현실은 소설보다 개연성이 없다. (이 말에 의심이 간다면 일련의 내란 사태를 한번 떠올려보시기 바란다.) 개연성과 현실성은 현실 자체의 속성인 적이 없으며, 현실은 언제나 상상보다 놀랍고 기이하다.
유리관은 첫 번째 책 『교정의 요정』에서 블랙 코미디의 문체를 빌려 노동 현실의 초현실성을 드러냈다. 두 번째 책 『사명을 찾아서』는 그로부터 한 발 더 나아간다. 아니, 더 격렬하게 공격한다. 무엇을? 어느새 공고해져버린, 출판에 대한 이른바 ‘현실주의적’ 사고들을. 도처에서 돈을 벌라고, 주식을 하라고, 당장 재테크에 뛰어들라고 명령하는 세상이다. 그런 와중에 “앞으로 차릴지 안 차릴지 모를 미래의 어느 출판사의 사명 후보와 그 뜻을 생각해내는 것”이 주제이자 형식인 책이라니!? 노동문학을 넘어선 일종의 출판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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